• Total : 2351629
  • Today : 464
  • Yesterday : 1043


호수 -문병란

2012.05.23 23:56

물님 조회 수:2508

 

 

호수

문 병란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온 밤에
꼭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무수한 어깨들 사이에서
무수한 눈길의 번뜩임 사이에서
더욱더 가슴 저미는 고독을 안고
시간의 변두리로 밀려나면
비로소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수많은 사람 사이를 지나고
수많은 사람을 사랑해 버린 다음
비로소 만나야 할 사람
비로소 사랑해야 할 사람
이 긴 기다림은 무엇인가

바람같은 목마름을 안고
모든 사람과 헤어진 다음
모든 사랑이 끝난 다음
비로소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여
이 어쩔 수 없는 그리움이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3 나비 (제비꽃님) [1] 고결 2012.07.05 2503
112 강 - 황인숙 물님 2012.07.12 2534
111 설정환, 「삶의 무게」  물님 2012.07.12 2554
110 나는 나 I 마에스터 에크하르트 (Master Eckhart) 구인회 2012.07.24 2473
109 꽃 -김춘수 물님 2012.07.24 2597
108 거울 물님 2012.07.24 2633
107 김종삼, 「라산스카」  물님 2012.07.24 2512
106 「짐승이 되어가는 심정」 물님 2012.08.13 2555
105 서정주, 「푸르른 날」 물님 2012.09.04 2515
104 새벽밥 물님 2012.09.04 2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