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1034
  • Today : 912
  • Yesterday : 927


화순 개천산 - 이병창

2007.05.30 22:07

운영자 조회 수:3495




화순 개천산


전라도 화순 개천산 중턱
이세종 선생 기도터에 가서
하룻밤 머물고
새벽 찬물을 뒤집어썼습니다.
저 아래 등불 마을이 보이고
그 너머 산자락에는
민초들의 한 서린 운주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바람난 부인의 짐을 지게에 지고 나르기를
세 번이나 했다는 이공의 마음을 헤아리다가
하늘을 연다는 것
이 땅에서 하늘이 된다는 것은
큰 사람이 되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어버이가 아이들의 하늘이듯이
가슴시린 한세상 품어 안고 가는 사람이
하늘이라는 것을.

사람이 사람다울 수 있는 세상을
꿈꾸어 온 사람들의 땅
화순 개천산
자신의 껍질을 벗고자 몸부림쳤던
한 영혼의 터에서
나는 큰 숨 한번 쉬고
다시 산을 내려 왔습니다.

       2007, 5, 30

                     물 이 병창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3 南으로 창을 내겠소 file 구인회 2010.03.11 2127
52 별 헤는 밤 / 윤동주 file 구인회 2010.02.08 2119
51 먼 바다 file 구인회 2010.01.31 2117
50 11월 - 배귀선 물님 2016.11.24 2112
49 세사르 바예호 물님 2017.11.02 2095
48 길을 잃으면 물님 2019.09.30 2093
47 가난한 새의 기도 물님 2016.07.18 2087
46 도도 2019.12.19 2076
45 상사화 요새 2010.03.15 2067
44 여행은 혼자 떠나라 - 박 노해 물님 2017.08.01 20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