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4504
  • Today : 492
  • Yesterday : 916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2823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53 사랑 요새 2010.12.11 2656
252 귀를 위하여 /물님 하늘꽃 2007.09.14 2658
251 가장 좋은 선물은 ? 물님 2010.12.23 2659
250 눈동자를 바라보며 [1] file 운영자 2008.12.28 2661
249 물님 2012.06.14 2663
248 나는 나 I 마에스터 에크하르트 (Master Eckhart) 구인회 2012.07.24 2664
247 김종삼, 「라산스카」  물님 2012.07.24 2664
246 내가 사랑하는 사람 물님 2012.03.19 2666
245 사철가 [1] 물님 2009.03.16 2669
244 물님의 시 - 화순 운주사 운영자 2007.08.19 26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