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73670
  • Today : 437
  • Yesterday : 831


눈 / 신경림

2012.12.24 23:00

구인회 조회 수:3054

           눈 / 신경림



      내 몸이 이 세상에 머물기를 끝내는 날
      나는 전속력으로 달려 나갈 테다
      나를 가두고 있던 내 몸으로 부터
      어둡고 갑갑한 감옥으로 부터

      나무에 붙어 잎이 되고
      가지에 매달려 꽃이 되었다가
      땅속으로 스며 물이 되고 공중에 솟아 바람이 될테다
      새가 되어 큰곰자리 전갈자리까지 날아올랐다가
      허공에서 하얗게 은가루로 흩날릴 테다

      나는 서러워하지 않을 테야
      이 세상에서 내가 꾼 꿈이
      지상에서 한갓 눈물자국으로 남는다 해도
      이윽고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그때 가서 다 잊는다 해도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3 보내소서~힘 되도록~ [2] 하늘꽃 2008.06.06 3273
192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2] 물님 2009.07.03 3271
191 감각 요새 2010.03.21 3268
190 벼를 읽다 [1] file 하늘꽃 2007.01.30 3268
189 나는 숨을 쉰다 [1] 물님 2011.11.28 3266
188 추우니 함께 가자 - 박노해 물님 2016.02.02 3265
187 진은영, 「훔쳐가는 노래」 물님 2012.10.09 3265
186 김종삼, 「라산스카」  물님 2012.07.24 3262
185 차안의 핸드폰 [3] file 하늘꽃 2009.01.13 3256
184 섬진강 / 김용택 file 구인회 2010.02.18 3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