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8792
  • Today : 529
  • Yesterday : 924


담쟁이

2014.05.13 06:28

물님 조회 수:2969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3 추우니 함께 가자 - 박노해 물님 2016.02.02 2312
82 가지 않은 길 요새 2010.03.19 2312
81 고향집 오늘밤 / 이중묵 이중묵 2009.04.06 2312
80 둥우리여 - 백글로리아 [2] 구인회 2012.09.26 2310
79 독일 발도로프학교 아침 낭송의 시 물님 2009.04.16 2306
78 음악 [1] 요새 2010.03.19 2305
77 Looking for blue bird.... [3] file 이규진 2009.06.26 2305
76 행복 요새 2010.07.20 2302
75 고독에게 2 요새 2010.03.21 2300
74 세월이 가면 물님 2015.02.20 22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