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8771
  • Today : 508
  • Yesterday : 924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2460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3 당신의 모습 [1] 물님 2009.09.01 2421
142 아침에 하는 생각 물님 2009.04.10 2421
141 사철가 [1] 물님 2009.03.16 2420
140 당신에게 말 걸기 [1] 물님 2011.09.26 2417
139 시론 물님 2009.04.16 2415
138 山 -함석헌 구인회 2012.10.06 2414
137 멀리 가는 물 [1] 물님 2011.05.24 2407
136 그대에게 /이병창 [2] 하늘 2010.09.08 2405
135 깨끗한 말 물님 2019.09.11 2400
134 자녀교육을 위한 시 - 칼릴 지브란 물님 2018.06.05 23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