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8175
  • Today : 836
  • Yesterday : 934


한동안 그럴 것이다

2011.05.05 06:28

물님 조회 수:2401

 

 

     한동안 그럴 것이다

                              윤 제림

한 젊은 부부가,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운 아이를
공원에 데리고 와서 사진을 찍는다.
그네 위에 걸터 앉혀 놓고 이리 찍고 저리 찍고,
필림 한 통을 다 찍는다.
한동안 그럴 것이다.

저러다가 어느 날, 언제부터인가
사진 찍는 것을 잊어버린 자신을 발견하곤,
잠시 놀라지만
이내 잊어버린다.

아이가 자신들의 가슴속에
푸욱 들어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이는 한동안 부모의 가슴에 갇혀 자란다.
그러다가 어느날,
아이는 부모의 가슴에 난 작은 틈을 찾아내
문을 낸다,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간다.
그 문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데리고 온다.

또 어느 날엔,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 하날
양손에 붙들고 와서 저렇게 사진을 찍는다.
필림 한 통을 다 찍는다.
한동안 그럴  것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3 분수 -물님시 [1] file 하늘꽃 2007.08.29 2541
242 물님의 시 - 화순 운주사 운영자 2007.08.19 2539
241 무주 겨울 / 이중묵 [2] 이중묵 2009.02.26 2536
240 가졌습니다 하늘꽃 2008.01.08 2533
239 귀를 위하여 /물님 하늘꽃 2007.09.14 2531
238 바다는 file 운영자 2007.09.09 2530
237 동시 2편 물님 2012.03.02 2525
236 삶이 하나의 놀이라면 물님 2012.04.07 2519
235 함성호, 「너무 아름다운 병」 물님 2011.11.22 2518
234 인생을 말하라면 물님 2011.12.05 2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