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7232
  • Today : 827
  • Yesterday : 1071


山 -함석헌

2012.10.06 08:41

구인회 조회 수:2378

              

                   
                    

   
나는 그대를 나무랐소이다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랐소이다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이 도리어 대답인 걸
나는 모르고 나무랐소이다.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
그대겐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 걸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    

크신 그대
높으신 그대
무거운 그대
은근한 그대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
그대와 마주앉게 하소서!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

                                                 - 함석헌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3 안부 [3] file 물님 2009.03.05 2411
202 눈 / 신경림 구인회 2012.12.24 2412
201 나는 눈물을 갖기를 원합니다. [2] 요새 2010.06.19 2413
200 희망가 물님 2013.01.08 2414
199 꼬리잡기 [5] 운영자 2008.09.15 2416
198 오규원, 「겨울숲을 바라보며」 물님 2012.01.02 2416
197 가을의 기도 물님 2012.11.11 2416
196 지금 봉선화를 찾으시나요? [5] 하늘꽃 2008.08.26 2420
195 그대는 웃으려나 /함석헌 구인회 2012.10.27 2420
194 나는 숨을 쉰다 [1] 물님 2011.11.28 2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