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4088
  • Today : 1214
  • Yesterday : 1340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1754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3 [4] file 새봄 2008.04.03 2522
92 RUMI Poem 2 [2] file sahaja 2008.04.21 2525
91 기도.2 ( 물님) [2] 하늘꽃 2008.04.23 2526
90 램프와 빵 물님 2014.02.10 2532
89 박재삼, 「가난의 골목에서는 [2] 물님 2013.01.23 2535
88 꽃자리 물님 2013.02.14 2547
87 짧은 전화 긴 여운 - 오리지날 버전으로 [3] 도도 2009.09.28 2557
86 아침에 쓰는 일기.3 [2] 하늘꽃 2008.05.20 2592
85 ㅁ, ㅂ, ㅍ [3] 하늘꽃 2007.12.29 2609
84 마음이 아름다우니 세상이 아름다워라 [2] 구인회 2013.09.18 2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