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8759
  • Today : 1265
  • Yesterday : 1268


세상의 등뼈

2011.06.13 23:40

물님 조회 수:1515

 

 

세상의 등뼈

                       정끝별

누군가는 내게 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입술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어깨를 대주고

대준다는 것, 그것은
무작정 내 전부를 들이밀며
무주공산 떨고 있는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져
더 높은 곳으로 너를 올려준다는 것
혈혈단신 땅에 묻힌 너의 뿌리 끝을 일깨우며
배를 대고 내려 앉아 너를 기다려준다는 것

논에 물을 대주듯
상처에 눈물을 대주듯
끝 모를 바닥에 밑을 대주듯
한 생을 뿌리고 거두어
벌린 입에
거룩한 밥이 되어준다는 것, 그것은
사랑한다는 말 대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3 진달래 ∫ 강은교 file 구인회 2010.02.23 1518
332 [2] 요새 2010.09.09 1518
331 어디 숨었냐, 사십마넌 물님 2009.08.31 1520
330 고독에게 1 요새 2010.03.21 1520
329 밥이 하늘입니다 물님 2010.11.29 1521
328 '손짓사랑' 창간시 file 도도 2009.02.03 1522
327 최영미, 「선운사에서」 물님 2012.03.05 1524
326 정지용,「별똥이 떨어진 곳」 물님 2012.07.01 1524
325 눈물 [1] 물님 2011.12.22 1525
324 인생을 말하라면 물님 2011.12.05 1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