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 김수영
2011.12.11 06:24
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43 | 11월 - 배귀선 | 물님 | 2016.11.24 | 2094 |
342 | 비밀 - 박노해 | 물님 | 2016.11.12 | 2020 |
341 | 나무에 깃들여 | 물님 | 2016.09.29 | 1932 |
340 | 참 닮았다고 | 물님 | 2016.09.04 | 2013 |
339 | 낭만이란 반드시 있어야 한다 | 물님 | 2016.09.01 | 2016 |
338 | 가난한 새의 기도 | 물님 | 2016.07.18 | 2063 |
337 | 어떤바람 [2] | 제로포인트 | 2016.04.04 | 2528 |
336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물님 | 2016.03.08 | 2130 |
335 | 사랑이 명령하도록 하라 [2] | 물님 | 2016.02.05 | 2478 |
334 | 추우니 함께 가자 - 박노해 | 물님 | 2016.02.02 | 2360 |
바람맞으면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풀
사람도 센바람을 맞은 사람이 야무지게 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