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4379
  • Today : 1505
  • Yesterday : 1340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1902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93 김종삼, 「라산스카」  물님 2012.07.24 1820
292 둥우리여 - 백글로리아 [2] 구인회 2012.09.26 1820
291 목적독백 [4] file 하늘꽃 2009.01.12 1824
290 구름 한 점 file 구인회 2010.02.02 1824
289 봄 소식 하늘꽃 2009.03.02 1826
288 이별1 도도 2011.08.20 1826
287 세월이 가면 물님 2015.02.20 1827
286 눈동자를 바라보며 물님 2009.03.25 1827
285 당신의 모습 [1] 물님 2009.09.01 1829
284 낯선 곳에서 살아보기 물님 2015.05.19 1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