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4520
  • Today : 508
  • Yesterday : 916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2824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3 [5] 하늘꽃 2008.11.17 2647
142 시론 물님 2009.04.16 2645
141 설정환, 「삶의 무게」  물님 2012.07.12 2644
140 안개 속에서 [1] 요새 2010.03.19 2640
139 민들레 [2] 운영자 2008.11.19 2640
138 둥우리여 - 백글로리아 [2] 구인회 2012.09.26 2639
137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 file 구인회 2010.01.29 2637
136 포도주님독백 [7] 하늘꽃 2008.08.21 2633
135 진은영, 「훔쳐가는 노래」 물님 2012.10.09 2631
134 언젠가도 여기서 [1] 물님 2012.06.18 2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