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새의 기도
2016.07.18 08:29
가난한 새의 기도
이해인
꼭 필요한 만큼만 먹고
필요한 만큼만 둥지를 틀며
욕심을 부리지 않는 새처럼
당신의 하늘을 날게 해 주십시오
가진 것 없어도
맑고 밝은 웃음으로
기쁨의 깃을 치며
오늘을 살게 해 주십시오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무릅쓰고
먼 길을 떠나는 철새의 당당함으로
텅 빈 하늘을 나는
고독과 자유를 맛보게 해 주십시오
오직 사랑 하나로
눈물 속에도 기쁨이 넘쳐날
서원의 삶에
햇살로 넘쳐오는 축복
나의 선택은
가난을 위한 가난이 아니라
사랑을 위한 가난이기에
모든 것 버리고도
넉넉할 수 있음이니
내 삶의 하늘에 떠다니는
흰 구름의 평화여
날마다 새가 되어
새로이 떠나려는 내게
더 이상 무게가 주는 슬픔은 없습니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53 | 생명의 노래 [1] | 구인회 | 2010.01.27 | 1467 |
» | 가난한 새의 기도 | 물님 | 2016.07.18 | 1467 |
351 | 서성인다 - 박노해 | 물님 | 2017.09.19 | 1469 |
350 | 11월 - 배귀선 | 물님 | 2016.11.24 | 1488 |
349 | My heart leaps up when I behold | 따발총 | 2016.12.25 | 1488 |
348 | `그날이 오면 ,,, 심 훈 | 구인회 | 2010.02.25 | 1494 |
347 | 먼 바다 | 구인회 | 2010.01.31 | 1498 |
346 | 별 헤는 밤 / 윤동주 | 구인회 | 2010.02.08 | 1500 |
345 | 멀리 가는 물 [1] | 물님 | 2011.05.24 | 1511 |
344 | 절망은 나무 벤치 위에 앉아 있다. | 물님 | 2021.12.09 | 15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