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5922
  • Today : 984
  • Yesterday : 926


최영미, 「선운사에서」

2012.03.05 08:14

물님 조회 수:2872

최영미, 「선운사에서」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시_ 최영미 - 1961년 서울 출생.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 『꿈의 페달을 밟고』, 『돼지들에게』, 『도착하지 않은 삶』, 장편소설 『흉터와 무늬』, 산문집 『시대의 우울: 최영미의 유럽일기』, 『우연히 내 일기를 엿보게 될 사람에게』, 『화가의 우연한 시선』, 『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다』 등을 출간함. 이수문학상 수상.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3 낙화 - 이 형기 물님 2012.10.23 2709
142 사랑 요새 2010.12.11 2709
141 차안의 핸드폰 [3] file 하늘꽃 2009.01.13 2708
140 독일 발도로프학교 아침 낭송의 시 물님 2009.04.16 2707
139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 file 구인회 2010.01.29 2706
138 나는 우주의 것 - 정명 키론 2011.11.21 2705
137 강 - 황인숙 물님 2012.07.12 2703
136 행복 요새 2010.07.20 2700
135 귀를 위하여 /물님 하늘꽃 2007.09.14 2699
134 눈 / 신경림 구인회 2012.12.24 26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