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8716
  • Today : 657
  • Yesterday : 1013


전화 -마종기 시인

2012.03.26 17:32

물님 조회 수:2469

 

전화

마종기

당신이 없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전화를 겁니다.
신호가 가는 소리.

당신 방의 책장을 지금 잘게 흔들고 있을 전화 종소리,
수화기를 오래 귀에 대고 많은 소리가 당신 방을 완전히
채울 때까지 기다립니다. 그래서 당신이 외출해서
돌아오 문을 열때, 내가 이 구석에서 보낸 모든 전화
소리가 당신에게 쏟아져서 그 입술 근처나 가슴 근처를
비벼대고 은근히 소리의 눈으로 당신을 밤새 지켜볼 수 있도록.

다시 전화를 겁니다.
신호가 가는 소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3 강 - 황인숙 물님 2012.07.12 2760
132 분수 -물님시 [1] file 하늘꽃 2007.08.29 2760
131 벼 - 이 성부 [1] 물님 2011.10.03 2759
130 눈 / 신경림 구인회 2012.12.24 2757
129 목적독백 [4] file 하늘꽃 2009.01.12 2756
128 비 내리면(부제:향나무의 꿈) / 이중묵 [4] file 이중묵 2009.01.21 2756
127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 file 구인회 2010.01.29 2755
126 고향집 오늘밤 / 이중묵 이중묵 2009.04.06 2755
125 [2] 요새 2010.09.09 2753
124 별속의 별이 되리라 -잘라루딘 루미 구인회 2012.06.30 2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