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72914
  • Today : 512
  • Yesterday : 874


나무학교

2013.11.27 08:25

물님 조회 수:3475

나무학교
                              
                                         문정희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해마다 어김없이 늘어나는 나이
너무 쉬운 더하기는 그만두고
나무처럼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늘 푸른 나무 사이를 걷다가
문득 가지 하나가 어깨를 건드릴 때
가을이 슬쩍 노란 손을 얹어놓을 때
사랑한다! 는 그의 목소리가 심장에 꽂힐 때
오래된 사원 뒤뜰에서
웃어요! 하며 숲을 배경으로
순간을 새기고 있을 때
나무는 나이를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도 어른이며
아직 어려도 그대로 푸르른 희망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그냥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무엇보다 내년에 더욱 울창해지기로 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3 웅포에서 [1] 하늘꽃 2008.06.24 3020
302 문수암(내 손버릇을 고쳐놓은시) [3] 하늘꽃 2008.08.15 3025
301 찬양 [6] 하늘꽃 2008.09.25 3025
300 떼이야르드 샤르뎅 [2] 운영자 2008.09.04 3026
299 시바타도요의 시 물님 2017.01.27 3026
298 山 -함석헌 구인회 2012.10.06 3028
297 이기인- 소녀의 꽃무뉘혁명 [1] 물님 2012.01.13 3030
296 하늘꽃 [3] file 하늘꽃 2008.10.23 3032
295 시론 물님 2009.04.16 3035
294 내가 사랑하는 사람 물님 2012.03.19 3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