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9619
  • Today : 424
  • Yesterday : 932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2568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3 가람 이병기 -난초- 물님 2013.06.04 3170
82 기도.2 ( 물님) [2] 하늘꽃 2008.04.23 3171
81 [4] file 새봄 2008.04.03 3176
80 자리 [2] 물님 2013.01.31 3188
79 가을의 기도 -김현승 물님 2011.10.18 3196
78 당신은 [5] file 하늘꽃 2008.09.18 3199
77 낙타 [1] 물님 2011.09.19 3211
76 기도 [6] file 새봄 2008.03.31 3213
75 하느님 나라 [5] 하늘꽃 2008.09.09 3215
74 달팽이.2~ [1] 하늘꽃 2008.06.09 3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