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6251
  • Today : 480
  • Yesterday : 1043


山 -함석헌

2012.10.06 08:41

구인회 조회 수:4143

              

                   
                    

   
나는 그대를 나무랐소이다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랐소이다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이 도리어 대답인 걸
나는 모르고 나무랐소이다.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
그대겐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 걸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    

크신 그대
높으신 그대
무거운 그대
은근한 그대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
그대와 마주앉게 하소서!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

                                                 - 함석헌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3 서정주, 「푸르른 날」 물님 2012.09.04 4086
102 웅포에서 [1] 하늘꽃 2008.06.24 4086
101 꼬리잡기 [5] 운영자 2008.09.15 4083
100 진정한 여행 물님 2017.02.24 4075
99 그대는 웃으려나 /함석헌 구인회 2012.10.27 4074
98 '손짓사랑' 창간시 file 도도 2009.02.03 4074
97 언젠가도 여기서 [1] 물님 2012.06.18 4073
96 아직 가지 않은 길 [2] file 구인회 2010.02.05 4068
95 바다가 말하기를 [2] 운영자 2008.12.06 4068
94 오 늘 - 구상 물님 2011.05.16 40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