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9715
  • Today : 941
  • Yesterday : 1280


헤르만 헤세 - 무상

2021.03.18 08:15

물님 조회 수:1194


    무상無常

         헤르만 헤세


인생의 나무에서 나를 찾아

잎이 한 잎 두 잎씩 지고 있다.

오오, 어지럽도록 다채로운 세계여.

그대는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가.

그대는 얼마나 만족하면서 지쳐 있는가.

그대는 얼마나 취하게 되는가.

오늘날까지도 작렬하는 것

이내 가라앉고 마는 법

내 고동색 무덤 너머로

이내 바람소리 살랑거리며 지나가고

어린 아이 머리 너머로

어머니는 고개를 숙인다.

어머니의 눈을 나는 다시 보고 싶어라

어머니의 눈길은 나의 별,

다른 모든 것이야 바람처럼 지나가도 좋다.

모든 것은 죽는 법,

모든 것은 기꺼이 죽음을 받아들이는 법,

우리를 낳아준

영원의 어머니만이 언제까지나 남아 있는 것,

어머니는 장난기 어린 손가락으로

덧없는 대기 속에 우리들의 이름을 적어놓고 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 꿈 - 헤르만 헷세 물님 2018.08.13 1245
22 가면 갈수록 물님 2020.01.15 1240
21 흰구름 물님 2017.10.24 1237
20 스승 물님 2018.05.17 1236
19 까미유 끌로델의 詩 구인회 2020.05.10 1231
18 길은 걷는 자의 것이다 - 박노해 물님 2020.11.17 1225
17 자작나무 file 물님 2020.10.24 1225
16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도도 2020.10.28 1218
15 여행은 혼자 떠나라 - 박 노해 물님 2017.08.01 1214
14 선비가 가을을 슬퍼하는 이유 물님 2020.09.09 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