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6468
  • Today : 539
  • Yesterday : 991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2859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3 사십대, 바라볼 시간이 많지 않다 운영자 2008.06.10 2788
222 님의 침묵 [1] 물님 2009.05.29 2789
221 전라도길 구인회 2010.01.26 2789
220 물님! 나는 천개의 바람 (들어 보세요) [1] file 하늘꽃 2010.03.06 2789
219 행복해진다는 것 [1] 운영자 2008.12.04 2792
218 봄밤 - 권혁웅 물님 2012.09.20 2793
217 나는 나 I 마에스터 에크하르트 (Master Eckhart) 구인회 2012.07.24 2794
216 이육사 유고시 -광야 물님 2021.06.10 2794
215 흰 구름 [1] 요새 2010.07.06 2795
214 봄날에 [1] 요새 2010.01.01 27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