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 오면 ,,, 심 훈
2010.02.25 14:18
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며는 삼각산(三角山)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漢江) 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 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할 양이면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鐘路)의 인경(人磬)을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頭蓋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恨)이 남으오리까. 그 날이 와서 오오 그 날이 와서 육조(六曹)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뒹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鼓〕을 만들어 들처메고는 여러분의 행렬(行列)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출전 : ''그날이 오면''(1930.3 ) |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93 | 폼 잡지 말고 [1] | 하늘꽃 | 2011.06.02 | 4393 |
192 | 숯덩이가 저 혼자 [2] | 요새 | 2010.02.04 | 4394 |
191 | 배달 [1] | 물님 | 2009.03.12 | 4395 |
190 | 사대원무주 四大元無主 [7] | 구인회 | 2010.02.06 | 4399 |
189 | 새벽밥 | 물님 | 2012.09.04 | 4400 |
188 | 차안의 핸드폰 [3] | 하늘꽃 | 2009.01.13 | 4403 |
187 | 김종삼, 「라산스카」 | 물님 | 2012.07.24 | 4410 |
186 | 천사 [2] | 하늘꽃 | 2008.05.14 | 4421 |
185 | 풀 - 김수영 [1] | 물님 | 2011.12.11 | 4421 |
184 | 가장 좋은 선물은 ? | 물님 | 2010.12.23 | 44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