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등뼈
2011.06.13 23:40
세상의 등뼈
정끝별
누군가는 내게 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입술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어깨를 대주고
대준다는 것, 그것은
무작정 내 전부를 들이밀며
무주공산 떨고 있는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져
더 높은 곳으로 너를 올려준다는 것
혈혈단신 땅에 묻힌 너의 뿌리 끝을 일깨우며
배를 대고 내려 앉아 너를 기다려준다는 것
논에 물을 대주듯
상처에 눈물을 대주듯
끝 모를 바닥에 밑을 대주듯
한 생을 뿌리고 거두어
벌린 입에
거룩한 밥이 되어준다는 것, 그것은
사랑한다는 말 대신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23 | 안부 [3] | 물님 | 2009.03.05 | 2512 |
122 | 그대에게 /이병창 [2] | 하늘 | 2010.09.08 | 2510 |
121 | 웅포에서 [1] | 하늘꽃 | 2008.06.24 | 2507 |
120 | 자녀교육을 위한 시 - 칼릴 지브란 | 물님 | 2018.06.05 | 2506 |
119 | 山 -함석헌 | 구인회 | 2012.10.06 | 2506 |
118 | 평화의 춤 [1] | 물님 | 2009.05.18 | 2506 |
117 | 순암 안정복의 시 | 물님 | 2015.02.17 | 2506 |
116 | 벼 - 이 성부 [1] | 물님 | 2011.10.03 | 2504 |
115 | 눈동자를 바라보며 [1] | 운영자 | 2008.12.28 | 2503 |
114 | 문수암(내 손버릇을 고쳐놓은시) [3] | 하늘꽃 | 2008.08.15 | 25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