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6553
  • Today : 624
  • Yesterday : 991


최영미, 「선운사에서」

2012.03.05 08:14

물님 조회 수:2890

최영미, 「선운사에서」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시_ 최영미 - 1961년 서울 출생.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 『꿈의 페달을 밟고』, 『돼지들에게』, 『도착하지 않은 삶』, 장편소설 『흉터와 무늬』, 산문집 『시대의 우울: 최영미의 유럽일기』, 『우연히 내 일기를 엿보게 될 사람에게』, 『화가의 우연한 시선』, 『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다』 등을 출간함. 이수문학상 수상.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3 눈동자를 바라보며 [1] file 운영자 2008.12.28 2780
172 새벽밥 물님 2012.09.04 2778
171 가장 좋은 선물은 ? 물님 2010.12.23 2778
170 풀 -김수영 물님 2012.09.19 2777
169 신록 물님 2012.05.07 2776
168 바람 잘 날 없어라 / 박노해 [1] file 구인회 2010.02.04 2774
167 김종삼, 「라산스카」  물님 2012.07.24 2771
166 꽃 -김춘수 물님 2012.07.24 2770
165 이홍섭, 「한계령」 물님 2012.06.21 2769
164 아침에 하는 생각 물님 2009.04.10 27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