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62626
  • Today : 1200
  • Yesterday : 1200


山 -함석헌

2012.10.06 08:41

구인회 조회 수:2771

              

                   
                    

   
나는 그대를 나무랐소이다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랐소이다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이 도리어 대답인 걸
나는 모르고 나무랐소이다.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
그대겐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 걸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    

크신 그대
높으신 그대
무거운 그대
은근한 그대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
그대와 마주앉게 하소서!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

                                                 - 함석헌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3 봄 눈 / 물 [2] 하늘꽃 2008.02.22 2955
202 3분간의 호수 - 서동욱 물님 2012.05.23 2955
201 간절 - 이재무 물님 2012.09.06 2957
200 꽃 꺾어 그대 앞에 [1] file 구인회 2010.01.30 2961
199 나는 나 I 마에스터 에크하르트 (Master Eckhart) 구인회 2012.07.24 2962
198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1] 물님 2011.10.10 2963
197 눈동자를 바라보며 물님 2009.03.25 2965
196 폼 잡지 말고 [1] 하늘꽃 2011.06.02 2965
195 행복해진다는 것 [1] 운영자 2008.12.04 2967
194 -정현종 ‘가을, 원수 같은 물님 2021.10.19 29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