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73760
  • Today : 527
  • Yesterday : 831


물.1

2010.07.22 19:55

요새 조회 수:2983

      

                                                                              이병창

 

        나는 태어나 본 적이 없소

        태초의 하늘을 떠돌다가 오늘은

        이승의 우물물로 고여 있다 해도

        나는 한 번도 태어나 본 적이 없소

       흘러가는 시냇물

       파도치는 바다에서

       나는 나로 춤을 추고 있었을 뿐

 

      나는 나이를 먹어 본 적도 없소

      나는 어떤 추억도 없이

      여기에서 여기로 흐르고 있 을 뿐

       꽃샘바람과 함께 흩날리는

       봄눈과 함께 나는

       하늘에서 땅으로

       땅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돌아가고

       있을 뿐

 

       나는 어느 하늘 어느 땅에서도

       머물러 본 적이 없소

      나는 이전에 누구를 만난 적도 없소

      한 점의 후회도 없이

      나는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나로

      지금 흘러가고 있을 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3 배달 [1] 물님 2009.03.12 3253
222 물님! 나는 천개의 바람 (들어 보세요) [1] file 하늘꽃 2010.03.06 3255
221 나는 배웠다 / 샤를르 드 푸코 [1] file 구인회 2010.07.27 3261
220 섬진강 / 김용택 file 구인회 2010.02.18 3265
219 차안의 핸드폰 [3] file 하늘꽃 2009.01.13 3266
218 추우니 함께 가자 - 박노해 물님 2016.02.02 3282
217 나는 숨을 쉰다 [1] 물님 2011.11.28 3284
216 보내소서~힘 되도록~ [2] 하늘꽃 2008.06.06 3287
215 김종삼, 「라산스카」  물님 2012.07.24 3287
214 벼를 읽다 [1] file 하늘꽃 2007.01.30 32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