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6908
  • Today : 979
  • Yesterday : 991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2884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3 봄밤 - 권혁웅 물님 2012.09.20 2823
192 연애시집 - 김용택 [2] 물님 2010.10.29 2823
191 예수에게.1 / 물 [1] file 하늘꽃 2007.09.01 2823
190 나는 나 I 마에스터 에크하르트 (Master Eckhart) 구인회 2012.07.24 2822
189 흰 구름 [1] 요새 2010.07.06 2816
188 보고 싶다는 말은 물님 2012.06.04 2815
187 봄날에 [1] 요새 2010.01.01 2813
186 물님! 나는 천개의 바람 (들어 보세요) [1] file 하늘꽃 2010.03.06 2812
185 그대는 웃으려나 /함석헌 구인회 2012.10.27 2810
184 간절 - 이재무 물님 2012.09.06 2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