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69654
  • Today : 845
  • Yesterday : 904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3256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3 나는 나 I 마에스터 에크하르트 (Master Eckhart) 구인회 2012.07.24 3145
192 행복해진다는 것 [1] 운영자 2008.12.04 3148
191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2] 물님 2009.07.03 3151
190 구름의 노래 [1] 요새 2010.07.28 3153
189 보내소서~힘 되도록~ [2] 하늘꽃 2008.06.06 3154
188 가을 저녁의 시 [1] 물님 2010.11.18 3154
187 호수 -문병란 물님 2012.05.23 3154
186 벼를 읽다 [1] file 하늘꽃 2007.01.30 3160
185 나는 숨을 쉰다 [1] 물님 2011.11.28 3161
184 시인의 말 [1] file 하늘꽃 2009.01.17 3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