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7286
  • Today : 881
  • Yesterday : 1071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2445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3 당신에게 말 걸기 [1] 물님 2011.09.26 2333
132 한동안 그럴 것이다 물님 2011.05.05 2331
131 봄밤 - 권혁웅 물님 2012.09.20 2329
130 확신 [2] 이상호 2008.08.03 2329
129 서정주, 「푸르른 날」 물님 2012.09.04 2328
128 순암 안정복의 시 물님 2015.02.17 2328
127 나는 우주의 것 - 정명 키론 2011.11.21 2327
126 봄 소식 하늘꽃 2009.03.02 2325
125 초파일에 [2] file 도도 2009.05.02 2323
124 어디 숨었냐, 사십마넌 물님 2009.08.31 2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