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2010.09.09 09:13
이 병 창
길을 보면 가고 싶다
가을걷이 끝나가는
산길을 돌아서
마침내 석양이 지는 곳
퇴적암처럼 쌓여진
나의 이별들을
지우고 또 지우다가
이제는 어떤 산새의 울음 소리
흘러가는 물 소리에도
귀를 닫고 가는 길
이승의 길들은 모두
나에게로 가고 있다.
이렇게 끝이 날 수는 없다고
소리 죽여 울고 있는 산천
바로 이 길을 따라서
나는 길 없는 저 산 너머로
노아의 배를 만들러 가야 한다.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모두 지나가 버린 길을 보면
나는 숨이 차다
길을 가면 나도
길이 되고 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43 | 불먹은 가슴 [4] | 하늘꽃 | 2008.05.27 | 4408 |
342 | 기도 [6] | 새봄 | 2008.03.31 | 4404 |
341 | 다이아몬챤스 공개^^ [2] | 하늘꽃 | 2008.04.22 | 4379 |
340 | 절망은 나무 벤치 위에 앉아 있다. | 물님 | 2021.12.09 | 4377 |
339 | 젖이라는 이름의 좆 / 김민정 [1] | 구인회 | 2013.06.29 | 4370 |
338 | 감상문포함 [1] | 하늘꽃 | 2008.01.19 | 4367 |
337 | 꽃눈 | 물님 | 2022.03.24 | 4362 |
336 | 하느님 나라(이병창) [1] | 하늘꽃 | 2007.09.03 | 4357 |
335 | 아침에 쓰는 일기 3. [8] | 하늘꽃 | 2008.09.01 | 4354 |
334 | 입암산 (당연히 물)음악도 있어요 [2] | 하늘꽃 | 2008.02.27 | 4338 |
아직가지 않은 길.. 더 멀리 가야할 길을 찾아 길 떠나는 님
그 길을 가고 안가고는 그 사람의 마음이겠지만
이승의 모든 길은 나로부터 나고 있으며,
그 길이 바로 '나'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