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74910
  • Today : 826
  • Yesterday : 851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3668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3 시인의 말 [1] file 하늘꽃 2009.01.17 3688
142 나는 당신의 마음을 지니고 다닙니다 [1] 물님 2010.03.17 3689
141 달의 기도 물님 2022.09.19 3689
140 당신은 [2] 하늘꽃 2008.03.20 3694
139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 [1] 관계 2008.05.15 3695
138 느을 당신이 있네요. [1] 솟는 샘 2013.11.06 3697
137 바람의 길목에서 / 이중묵 [3] file 이중묵 2009.01.24 3701
136 마지막 향기 [2] 만나 2011.03.16 3703
135 한동안 그럴 것이다 물님 2011.05.05 3704
134 포도가 저 혼자 하늘꽃 2007.09.15 3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