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8065
  • Today : 726
  • Yesterday : 934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2492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3 진정한 여행 물님 2017.02.24 2370
132 멀리 가는 물 [1] 물님 2011.05.24 2366
131 파랑새를 찾아서...(한글판요^^) [1] file 이규진 2009.06.26 2365
130 초파일에 [2] file 도도 2009.05.02 2364
129 사로잡힌 영혼 [1] 물님 2018.09.05 2362
128 뉴욕에서 달아나다 물님 2012.06.04 2357
127 서정주, 「푸르른 날」 물님 2012.09.04 2354
126 순암 안정복의 시 물님 2015.02.17 2354
125 나는 우주의 것 - 정명 키론 2011.11.21 2353
124 당신은 file 물님 2009.06.01 2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