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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 -물님시

2007.08.29 13:25

하늘꽃 조회 수:3191



내려선다는 것은 슬픈일이다
올라선다는 것은 더욱 슬픈 일이다

사람이 사람으로 산다는 것
이 시대에 부서지지 않는 인간성이란
무엇인가를  궁리하다가
누군가를 죽이고 싶어 몸이 떨릴 때
한 마리 짐승이 되어  울부짖고  싶을 때
나는 분수를 생각한다
이에는 이로
눈에는 눈으로 갚아야 한다고
내 반란의 피가  꿇을 때
늘 제자리에 떨어질 줄 아는
분수를 생각한다
이 물신의 거리에서는 너의 모든 것들이
헛짓이라고  노오란 은행잎이
발치에서 나를 부를 때
공원으로 올라가는 가파른 계단에서
갑자기 숨이 막힐 때
내 현기의 정신 한가운데
분수는 솟아 오른다
그렇게  부서질 수야 있느냐고
끝내 일어서고야 마는
목숨이어야 하지 않느냐고
분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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