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72901
  • Today : 499
  • Yesterday : 874


전화 -마종기 시인

2012.03.26 17:32

물님 조회 수:2705

 

전화

마종기

당신이 없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전화를 겁니다.
신호가 가는 소리.

당신 방의 책장을 지금 잘게 흔들고 있을 전화 종소리,
수화기를 오래 귀에 대고 많은 소리가 당신 방을 완전히
채울 때까지 기다립니다. 그래서 당신이 외출해서
돌아오 문을 열때, 내가 이 구석에서 보낸 모든 전화
소리가 당신에게 쏟아져서 그 입술 근처나 가슴 근처를
비벼대고 은근히 소리의 눈으로 당신을 밤새 지켜볼 수 있도록.

다시 전화를 겁니다.
신호가 가는 소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3 길을 잃으면 물님 2019.09.30 2845
342 깨끗한 말 물님 2019.09.11 2906
341 평화의 춤 [1] 물님 2009.05.18 2907
340 고독에게 2 요새 2010.03.21 2920
339 그대들의 문은 열려있습니다 [3] file 구인회 2009.06.13 2922
338 물.1 [3] 요새 2010.07.22 2929
337 '손짓사랑' 창간시 file 도도 2009.02.03 2938
336 고향 -정지용 물님 2011.02.01 2940
335 파랑새를 찾아서...(한글판요^^) [1] file 이규진 2009.06.26 2953
334 희망가 물님 2013.01.08 2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