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6107
  • Today : 1177
  • Yesterday : 1451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1432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3 밥이 하늘입니다 물님 2010.11.29 1445
122 시론 물님 2009.04.16 1445
121 보고 싶다는 말은 물님 2012.06.04 1444
120 이장욱, 「토르소」 물님 2012.03.27 1444
119 이홍섭, 「한계령」 물님 2012.06.21 1443
118 당신의 모습 [1] 물님 2009.09.01 1443
117 아직 가지 않은 길 [2] file 구인회 2010.02.05 1442
116 봄날에 [1] 요새 2010.01.01 1442
115 빈 들판 - 이 제하 물님 2012.05.07 1441
114 강 - 황인숙 물님 2012.07.12 1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