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93715
  • Today : 577
  • Yesterday : 1410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4634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3 풀꽃 [1] 물님 2010.12.30 4741
242 사월에^^음악 [5] 하늘꽃 2008.03.27 4739
241 오래 되었네.. [1] 성소 2011.08.10 4728
240 고독에게 1 요새 2010.03.21 4724
239 어떤바람 [3] 하늘꽃 2008.06.19 4721
238 비 내리면(부제:향나무의 꿈) / 이중묵 [4] file 이중묵 2009.01.21 4720
237 김종삼, 「라산스카」  물님 2012.07.24 4714
236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 [1] 관계 2008.05.15 4711
235 낙화 - 이 형기 물님 2012.10.23 4710
234 폼 잡지 말고 [1] 하늘꽃 2011.06.02 4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