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5661
  • Today : 933
  • Yesterday : 1033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4358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3 추우니 함께 가자 - 박노해 물님 2016.02.02 4361
172 눈동자를 바라보며 [1] file 운영자 2008.12.28 4364
171 그리움 [2] file 샤말리 2009.01.12 4366
170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1] 물님 2011.10.10 4366
169 천사 [2] 하늘꽃 2008.05.14 4368
168 확신 [2] 이상호 2008.08.03 4368
167 바닷가에서 요새 2010.07.21 4370
166 독일 발도로프학교 아침 낭송의 시 물님 2009.04.16 4373
165 매미 -이병창 [1] file 하늘꽃 2007.08.29 4374
164 진은영, 「훔쳐가는 노래」 물님 2012.10.09 43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