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6370
  • Today : 599
  • Yesterday : 1043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4373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3 독일 발도로프학교 아침 낭송의 시 물님 2009.04.16 4405
242 진은영, 「훔쳐가는 노래」 물님 2012.10.09 4404
241 마지막 향기 [2] 만나 2011.03.16 4404
240 초파일에 [2] file 도도 2009.05.02 4404
239 확신 [2] 이상호 2008.08.03 4404
238 [1] 샤론(자하) 2012.03.12 4400
237 바닷가에서 요새 2010.07.21 4397
236 눈동자를 바라보며 [1] file 운영자 2008.12.28 4394
235 매미 -이병창 [1] file 하늘꽃 2007.08.29 4392
234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1] 물님 2011.10.10 43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