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기도 -김현승
2011.10.18 05:16
가을의 기도
김 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댓글 0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263 | 물 [1] | 샤론(자하) | 2012.03.12 | 3316 |
| 262 | 새해에는 단 하나만을 - 박노해 | 물님 | 2022.01.08 | 3314 |
| 261 | 소동파의 시 | 물님 | 2021.12.18 | 3314 |
| 260 | 원시 -오세영 | 물님 | 2012.07.01 | 3307 |
| 259 | 바람이 바뀌었다 -박노해 | 물님 | 2021.08.11 | 3302 |
| 258 | 하늘 냄새 [1] | 물님 | 2011.10.10 | 3302 |
| 257 | 어떤바람 [3] | 하늘꽃 | 2008.06.19 | 3300 |
| 256 | 한동안 그럴 것이다 | 물님 | 2011.05.05 | 3290 |
| 255 | 양애경 - 조용한 날들 [1] [1] | 물님 | 2012.05.15 | 3283 |
| 254 |
바람의 길목에서 / 이중묵
[3]  | 이중묵 | 2009.01.24 | 327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