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1
2007.01.22 23:34
물 1
이병창
나는 태어나 본 적이 없소
태초에 하늘을 떠돌다가 오늘은
이승의 우물물로 고여있다 해도
나는 한 번도 태어나 본 적이 없소
흘러가는 시냇물
파도치는 바다에서
나는 나로 춤을 추고 있었을 뿐
나는 나이를 먹어본 적도 없소
나는 어떤 추억도 없이
여기에서 여기로 흐르고 있을 뿐
꽃샘바람과 함께 흩날리는
봄눈과 함께 나는
하늘에서 땅으로
땅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돌아가고
있을 뿐
나는 어느 하늘 어느 땅에서도
머물러 본 적이 없소
나는 이전에 누구를 만나 적도 없소
한 점의 후회도 없이
나는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나로
지금 흘러가고 있을 뿐
이병창
나는 태어나 본 적이 없소
태초에 하늘을 떠돌다가 오늘은
이승의 우물물로 고여있다 해도
나는 한 번도 태어나 본 적이 없소
흘러가는 시냇물
파도치는 바다에서
나는 나로 춤을 추고 있었을 뿐
나는 나이를 먹어본 적도 없소
나는 어떤 추억도 없이
여기에서 여기로 흐르고 있을 뿐
꽃샘바람과 함께 흩날리는
봄눈과 함께 나는
하늘에서 땅으로
땅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돌아가고
있을 뿐
나는 어느 하늘 어느 땅에서도
머물러 본 적이 없소
나는 이전에 누구를 만나 적도 없소
한 점의 후회도 없이
나는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나로
지금 흘러가고 있을 뿐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73 | 세월이 가면 | 물님 | 2015.02.20 | 3197 |
72 | 낯선 곳에서 살아보기 | 물님 | 2015.05.19 | 3299 |
71 | 문태준 - 급체 | 물님 | 2015.06.14 | 3428 |
70 | 추우니 함께 가자 - 박노해 | 물님 | 2016.02.02 | 3405 |
69 | 사랑이 명령하도록 하라 [2] | 물님 | 2016.02.05 | 3166 |
68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물님 | 2016.03.08 | 2829 |
67 | 어떤바람 [2] | 제로포인트 | 2016.04.04 | 3683 |
66 | 가난한 새의 기도 | 물님 | 2016.07.18 | 2712 |
65 | 낭만이란 반드시 있어야 한다 | 물님 | 2016.09.01 | 2656 |
64 | 참 닮았다고 | 물님 | 2016.09.04 | 26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