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2014.05.13 06:28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3 | 당신의 모습 [1] | 물님 | 2009.09.01 | 2931 |
102 | 킬리만자로의 표범 [2] | 물님 | 2011.07.03 | 2930 |
101 | 바다가 말하기를 [2] | 운영자 | 2008.12.06 | 2929 |
100 |
분수 -물님시
[1] ![]() | 하늘꽃 | 2007.08.29 | 2927 |
99 | 나만의 삶 - 홀리오 노보아 폴란코 | 세상 | 2013.10.25 | 2925 |
98 | 오 늘 - 구상 | 물님 | 2011.05.16 | 2924 |
97 | 포도주님독백 [7] | 하늘꽃 | 2008.08.21 | 2923 |
96 | 찬양 [6] | 하늘꽃 | 2008.09.25 | 2921 |
95 | 문수암(내 손버릇을 고쳐놓은시) [3] | 하늘꽃 | 2008.08.15 | 2921 |
94 | 음악 [1] | 요새 | 2010.03.19 | 29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