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등뼈
2011.06.13 23:40
세상의 등뼈
정끝별
누군가는 내게 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입술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어깨를 대주고
대준다는 것, 그것은
무작정 내 전부를 들이밀며
무주공산 떨고 있는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져
더 높은 곳으로 너를 올려준다는 것
혈혈단신 땅에 묻힌 너의 뿌리 끝을 일깨우며
배를 대고 내려 앉아 너를 기다려준다는 것
논에 물을 대주듯
상처에 눈물을 대주듯
끝 모를 바닥에 밑을 대주듯
한 생을 뿌리고 거두어
벌린 입에
거룩한 밥이 되어준다는 것, 그것은
사랑한다는 말 대신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33 | 흰 구름 [1] | 요새 | 2010.07.06 | 3112 |
232 | 신록 | 물님 | 2012.05.07 | 3122 |
231 | 구름 한 점 | 구인회 | 2010.02.02 | 3138 |
230 | 이육사 유고시 -광야 | 물님 | 2021.06.10 | 3141 |
229 | 연애시집 - 김용택 [2] | 물님 | 2010.10.29 | 3144 |
228 | 예수에게.1 / 물 [1] | 하늘꽃 | 2007.09.01 | 3147 |
227 | 보고 싶다는 말은 | 물님 | 2012.06.04 | 3151 |
226 | 차안의 핸드폰 [3] | 하늘꽃 | 2009.01.13 | 3153 |
225 | 3분간의 호수 - 서동욱 | 물님 | 2012.05.23 | 3155 |
224 | 기뻐~ [1] | 하늘꽃 | 2008.03.19 | 315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