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71131
  • Today : 446
  • Yesterday : 844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3215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3 보고 싶다는 말은 물님 2012.06.04 3125
222 3분간의 호수 - 서동욱 물님 2012.05.23 3128
221 진은영, 「훔쳐가는 노래」 물님 2012.10.09 3128
220 둥우리여 - 백글로리아 [2] 구인회 2012.09.26 3131
219 기뻐~ [1] 하늘꽃 2008.03.19 3134
218 사랑하는 까닭 [3] 물님 2009.09.27 3136
217 감각 요새 2010.03.21 3136
216 물님! 나는 천개의 바람 (들어 보세요) [1] file 하늘꽃 2010.03.06 3138
215 문태준 - 급체 물님 2015.06.14 3141
214 「짐승이 되어가는 심정」 물님 2012.08.13 3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