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2010.09.09 09:13
이 병 창
길을 보면 가고 싶다
가을걷이 끝나가는
산길을 돌아서
마침내 석양이 지는 곳
퇴적암처럼 쌓여진
나의 이별들을
지우고 또 지우다가
이제는 어떤 산새의 울음 소리
흘러가는 물 소리에도
귀를 닫고 가는 길
이승의 길들은 모두
나에게로 가고 있다.
이렇게 끝이 날 수는 없다고
소리 죽여 울고 있는 산천
바로 이 길을 따라서
나는 길 없는 저 산 너머로
노아의 배를 만들러 가야 한다.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모두 지나가 버린 길을 보면
나는 숨이 차다
길을 가면 나도
길이 되고 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73 | 감상문포함 [1] | 하늘꽃 | 2008.01.19 | 5140 |
72 | 예수에게 1 [3] | 운영자 | 2008.04.20 | 5143 |
71 | 달팽이.2~ [1] | 하늘꽃 | 2008.06.09 | 5149 |
70 | 이병창 시인의 ㅁ, ㅂ, ㅍ [1] | 송화미 | 2006.09.13 | 5154 |
69 | 불먹은 가슴 [4] | 하늘꽃 | 2008.05.27 | 5166 |
68 | 젖이라는 이름의 좆 / 김민정 [1] | 구인회 | 2013.06.29 | 5176 |
67 | 아침에 쓰는 일기 3. [8] | 하늘꽃 | 2008.09.01 | 5196 |
66 | 유혹 [3] | 하늘꽃 | 2008.04.23 | 5237 |
65 | 죽어서 말하는 고려인들의 비석 [1] | 송화미 | 2006.04.23 | 5242 |
64 | 따뜻함에 대하여 [6] | 운영자 | 2008.07.03 | 5255 |
아직가지 않은 길.. 더 멀리 가야할 길을 찾아 길 떠나는 님
그 길을 가고 안가고는 그 사람의 마음이겠지만
이승의 모든 길은 나로부터 나고 있으며,
그 길이 바로 '나'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