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6165
  • Today : 1235
  • Yesterday : 1451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1436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3 물님 2012.06.14 1461
142 바람의 길목에서 / 이중묵 [3] file 이중묵 2009.01.24 1461
141 새벽밥 물님 2012.09.04 1460
140 거짓말을 타전하다 [1] [2] 물님 2012.04.24 1460
139 내가 사랑하는 사람 물님 2012.03.19 1460
138 김세형,'등신' 물님 2012.03.12 1460
137 물님 2011.01.25 1460
136 꽃 -김춘수 물님 2012.07.24 1459
135 원시 -오세영 물님 2012.07.01 1459
134 보고 싶다는 말은 물님 2012.06.04 14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