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4271
  • Today : 1397
  • Yesterday : 1340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1794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93 새벽밥 물님 2012.09.04 1737
292 구름 한 점 file 구인회 2010.02.02 1738
291 이기인- 소녀의 꽃무뉘혁명 [1] 물님 2012.01.13 1738
290 눈동자를 바라보며 물님 2009.03.25 1739
289 당신의 모습 [1] 물님 2009.09.01 1739
288 둥우리여 - 백글로리아 [2] 구인회 2012.09.26 1739
287 봄 소식 하늘꽃 2009.03.02 1740
286 김종삼, 「라산스카」  물님 2012.07.24 1742
285 음악 [1] 요새 2010.03.19 1743
284 그대는 웃으려나 /함석헌 구인회 2012.10.27 17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