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 김수영
2011.12.11 06:24
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63 | 서정주, 「푸르른 날」 | 물님 | 2012.09.04 | 2566 |
262 | 시론 | 물님 | 2009.04.16 | 2568 |
261 |
매미 -이병창
[1] ![]() | 하늘꽃 | 2007.08.29 | 2569 |
260 | 나는 나날이 | 운영자 | 2008.06.18 | 2570 |
259 | 민들레 [2] | 운영자 | 2008.11.19 | 2571 |
258 | 행복해진다는 것 [1] | 운영자 | 2008.12.04 | 2571 |
257 | 바다 [3] | 이상호 | 2008.09.08 | 2572 |
256 | 김남주, 「추석 무렵」 | 물님 | 2011.09.14 | 2573 |
255 | 선생님 [5] | 하늘꽃 | 2008.11.22 | 2574 |
254 | 강 - 황인숙 | 물님 | 2012.07.12 | 2575 |
바람맞으면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풀
사람도 센바람을 맞은 사람이 야무지게 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