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나무' 아래 서면
2010.06.09 22:44
![11.jpg](files/attach/images/10768/392/024/11.jpg)
등나무 아래 서면 홍해리
밤에 잠 깨어 등나무 아래 서면 흐느끼듯 흔들리는 보랏빛 등불이 여름밤을 밝히고, 하얀 여인들이 일어나 한밤중 잠 못 드는 피를 삭히며 옷을 벗고 또 벗는다 깨물어도 바숴지지 않을 혓바닥에서 부는 바람 살 밖으로 튀어나는 모래알을 한 알씩 한 알씩 입술에 박아놓고 있다. 끈끈하고 질긴 여름나무 불꽃을 온몸에 안고 있다. 그을음 없이 맨살로 타던 우리는 약쑥 냄새를 띄기도 하고 소금기 가신 들풀잎마다 바닷자락을 떠올리기도 한다. 죽고 또 죽는 남자 등은 그렇게 뻗어 올라서 여름을 압도하고 알몸으로 남는 칠월의 해일 바람만 공연히 떼미쳐 놓아 우리의 발밑까지 마르게 한다. |
![78.jpg](files/attach/images/10768/392/024/78.jpg)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23 | 7월의 아침을 여는... [1] | 도도 | 2013.07.03 | 2582 |
222 |
숨은꽃?
[1] ![]() | 운영자 | 2007.10.19 | 2572 |
221 | 고래뿔산의 집[3] | 구인회 | 2013.09.03 | 2557 |
220 |
메밀꽃 필 무렵
![]() | 구인회 | 2010.10.07 | 2551 |
219 | 뫔 숲속으로 | 구인회 | 2012.06.30 | 2550 |
218 | 님의 짐은 내질래 | 구인회 | 2006.04.18 | 2544 |
217 | 배롱나무/그리움인게지 | 구인회 | 2011.08.07 | 2540 |
216 |
두 개의 운지버섯 기둥
![]() | 구인회 | 2010.10.05 | 253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