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가지똥
2011.09.23 21:40
방가지똥 / 김승기
길가 돌 틈에서 푸르게 돋는 싹을 보며,
엉겅퀴일거야
다름 아닌 가시엉겅퀴일거야
굳게 믿었지
줄기 벋어 잎을 틔우는 걸 보면서도,
틀림없이 가시엉겅퀴야
이제 황홀하게 피어나는 보랏빛 꽃을 볼 수 있겠구나
확신하며 자신했지
어찌 하랴
여름이 끝나가도록 꽃 피울 줄 모르더니
뒤늦은 가을에 와서야 피우는
아차 이런, 노란 꽃이 웬 말
방가지똥이라니,
계획되어 온 삶이 무너져 내리는구나
한 순간에 일생이 어긋나고 말았구나
앞으로의 남은 삶에 즐거움이 있을까
기쁨 또한 있을까
무엇으로 너를 탓하랴
어리석은 착각으로
설계를 잘못한 내 허물인 것을
후회는 말자
지금까지 살아온 것이
아주 무의미한 것만도 아니잖는가
너는 너대로 또 아름다운 꽃인 것을
이 세상 어느 꽃인들 예쁘지 않으랴
너로 하여 즐겁고 기뻤던 적
어디 한두 번이었던가
존재하는 그대로의 모두가 행복인 것을
유럽원산으로 국화과 한두해살이풀 귀화식물 방가지똥
사람사는 곳이면 눈에 띄고 불재 어느 곳이든지 잘 자랍니다.
이파리 가장자리, 날카롭고 불규칙한 톱니가 달려있습니다.
5~10월에 진노랑꽃 피우고 흰털 달린 열매가 매달립니다.
어린잎을 고거채라 하여 좀 쓰지만 나물로 먹을 수 있으며
한방에서「속단국(續斷菊)」이라 하여 지상부의 전초를
소화불량, 해열, 해독, 건위, 유방암 등 여러 질환에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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