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기도 -김현승
2011.10.18 05:16
가을의 기도
김 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3 | 꼬리잡기 [5] | 운영자 | 2008.09.15 | 2704 |
82 | 음악 [1] | 요새 | 2010.03.19 | 2697 |
81 | 사로잡힌 영혼 [1] | 물님 | 2018.09.05 | 2692 |
80 | 안부 [3] | 물님 | 2009.03.05 | 2692 |
79 | 진정한 여행 | 물님 | 2017.02.24 | 2690 |
78 | 가을의 기도 | 물님 | 2012.11.11 | 2689 |
77 | 희망가 | 물님 | 2013.01.08 | 2687 |
76 | '차를 마셔요, 우리' - 이해인 | 물님 | 2011.04.21 | 2687 |
75 | 시바타도요의 시 | 물님 | 2017.01.27 | 2686 |
74 | 세월이 가면 | 물님 | 2015.02.20 | 2686 |